이걸 빵이라고 파세요! 5

자, 드디어 나의 사업장을 오픈하는 시간이다.

이제, 사장님 또는 빵집 아저씨가 되었으니, 마케팅을 위하여 나의 컨셉을 어떻게 정하여 고객들께 어필을 하지?

이제 내 마인드는 장사꾼이어야 한다.

“빵집아저씨는 어떤 첫 인상이어야 하지?”

“그래, 그냥 빵처럼 생겨야 해!”

“눈매도 죽여야 하고, 입도 한 반절쯤 벌여야하고, 손에는 밀가루 반죽이 좀 묻어있으면 더 좋고..”

“아니, 그러면 좀 불결해 보일까?”

“패션은 너무 스마트하면 안 되고, 봄이니까 심플한 남방으로?” ㅎㅎ

혼자 탤런트가 되어본다.

더구나 앞에 대학이 있어 여학생들도 올 텐데..

장에 가는 아줌마들이야 들어와서 잠깐 싸 가면 되지만, 학생들은 자리 잡고 앉아서 먹을 텐데...

가게에는 세 개의 네 명씩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있고, 내가 숙직을 하며 내 직장을 지킬 나의 숙직실이 있었다.

오픈시간은 학생들 점심시간을 오늘은 피하고, 아줌마들 장에 가는 시간을 H. hour로 정하고 그래야 내가 덜 긴장할 것이니까^^^

드디어 오픈 시간 30분 전에 시험용 빵을 구웠다. 그것도 일부러 태우면서..

그래야 버터기름 냄새가 장에 가시는 나의 고객님을 유혹할 수 있으니까.ㅎㅎㅎ

장에 들 가시는 초저녁 시간에, 드디어 온 길가에 빵 굽는 냄새가 퍼지기 시작 하였다.

오늘 저녁에 오시는 손님들께는 무료로 시식을 하시게 하기로 하고, 형수가 와서 써빙을 해 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드르륵~~” 문이 열린다.

“어서 오세요!”

오늘따라 일찍 퇴근하신 아버지시다.

말없이 쳐다보신다.

그러시더니 “하겠냐?” 하신다.

“그럼요.”

“손님은 있었냐?”

“아이, 이제 열어서 아버님이 첫 손님이신데요” ㅎㅎㅎ 형수가 말한다.

“그래, 빵 열 개만 담아라.”

“아버님이 첫 손님이시니 많이 사주셔야 마수가 되지요.^^^”

“그래? 그러면 한 스무 개 담아라.”

형수가 빵을 담는 동안, 아버지는 빵을 굽는 내손을 뒤에서 물끄러미 쳐다보신다.

나는 불판이 보이지가 않는다.

“아버님, 다 담았습니다. 아버님이 가셔야 삼촌이 일을 할 것 같은데~~”

“그래 알았다. 얼마씩 받냐?”

“오늘은 개업기념으로 무료시식을 한데요, 삼촌이.”^^

“벌써 장사꾼이 되었네... 그럼 내일 값을 치르고 사가마.”

“아버님, 그건 안 됩니다. 삼촌 영업 방침이니 오늘은 그냥 가지고 가셔야 합니다.”

“그래 알았다. 그러면 나는 가마.” 그리고는 나가셨다.

형수가 말하고, 나는 한 마디도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입을 열면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아서...

문틈으로, 가시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며, 맥없이 아직 뒤집지 않아도 될 빵판 만 하염없이 뒤집고 있었다.

또 문이 열린다.

“어서 오세요!”

“형, 장사 잘돼?” 이번엔 막내 동생이었다.

대학생인 막내가 궁금해서 하교 길에 가게에 먼저 들른 것이다.

우리 막내 녀석은 넉살이 끝내준다.

우리 가족들 중에 완전 분위기 메이커이고 잘 생겼다.

“형, 저기 시장부터 빵 태우는 냄새가 나던데!”

“정말? 빵 굽는 냄새데, 빵 태우는 냄새데?”

“조금만 태워, 너무 노골적이더라! 시꺼먼 냄새가 나는데...”

“그래? 그럼 좀 연하게 태워야겠네!”

일부러 냄새를 풍기기 위한 연소 작전을 막내는 눈치를 챈 것이다.

“형수, 내가 형 가게에 있을게, 형수는 올라가서 저녁 준비해요.

아무래도 남자 손님보다는 여자 손님이 많을 텐데...

아줌마 형수보다는 미남총각인 내가 안 낫겠수? ㅎㅎㅎ“

“알았어! 그럼 막내가 형 도와주고 있어!” 그래서 우리 둘이 남았다.

어색한 분위기를 없애려고 옆에서 막내는 자꾸 씨부렁거려도 나는 건성으로 대답만 하고 있었다.

“드르륵~~” 이번에는 진짜 아주머니 첫 손님이었다.

“저쪽 시장에서 부터 맛있는 냄새가 나서, 어딘가 했더니 여기네.. ㅎㅎㅎ 총각들만 해요?” “아, 예 저는 종업원이고 사장님은 이쪽이십니다!” 우리 막내의 너스레이다.

“이쁜 총각들이시네! ㅎㅎㅎ”

“얼마 씩 해요?

”한 개에 백 원 인데, 열 개를 사시면 한 개 더 드립니다.“ 막내의 설명이다.

“그런데 오늘은 시식으로 그냥 드립니다.

서, 너개 가져가셔서 맛을 보시고, 고칠 것 있으면 말씀해주시고... 맛있으면 많이 팔아주세요. 제가 처음이거든요.”

“그래요? 그럼 두 개만 줘 보세요.”

“아니 서, 너개 가져가세요.”

“아니에요. 다른 분들도 주셔야지요.

첫 손님으로, 경우 바른 아줌마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