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이 공보다 더 멀리 날던 시절 3

이런 분위기가 상존해있는 공단에서, 갑자기 수공 단가를 반으로 내린다고 하니 쇼크가 아닐 수가 없었다.

그때 안 사실은, 일을 잘하는 숙련공의 수입은 웬만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의 수입보다 많았던 것 이었다.

물론 내가 입사하기 전의 일이지만, 이리 귀금속 공단에 다닌다고 하면 돈을 제법 잘 번다고 소문이 난적도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랬는지 가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가장으로서의 역할이 있어서 그랬겠지만,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아직 가정을 가지지 않은 애들이어서 그랬는지 돈을 상당히 헤프게 쓴다고 느낄 때가 있었다.

월급날이 지나면 갑자기 직원들의 결근율이 다른 때 보다 높았다.

나는 그 이유를 몰랐었으나 사장을 만나고 나서 그 이유를 알았고, 그래서 사장이 월급날을 일부러 늦추었다는 것도 나중에 안 사실이다.

그러나 웃지 못 할 에피소드는, 마치 무용담처럼 이들이 하는 얘기를 옆에서 듣고 웃지도 울지도 못할 얘기들 이었지만...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술집에 가서 술을 마시고는 주인이나 시중드는 아가씨들에게 큐빅을 다이아몬드라고 속여서 술값대신에 주기도 했었다는 이야기였다.

자주 다이아몬드를 접 할 수 없었던 사람들은, 다이아몬드와 큐빅은 구별을 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더구나 크기가 작은 3mm이하짜리는 더 쉽게 구별이 가지를 않아 술값대신 속이고 다녔다는 이야기를 마치 무용담처럼 자랑하는 소리를 듣고, 서로 어려운 처지의 사람끼리 동병상련은 못할지언정 저래도 될까하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자기들끼리의 이야기였지만 선배들이 너무 많이 써 먹어서 이제는 술집에서 귀금속공단 사람들에게는 외상도 통하지를 않는다고 애석해 하기도 했다.

이것은 장난삼아 했다고는 하지만, 일부러 속이려고 한 도덕심의 부재였다.

이런 공단의 전체적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던 나는, 방세나 겨우 벌고 있는 입장이지만 공임이 반절이나 깎인다면 거리에 나 앉아야 할 처지가 된 것이다.

그러니 A급 숙련공들은 타격이 상당히 심한 것이다.

그래서 일손을 놓고 쑥덕이고 있었는데, 건달들이 한번 휘젓고 나가니 할 수 없이 일들은 하지만 일이 손에 잡힐 리가 없었다.

나는 사장과 면담하기로 작정을 하고, 우리 공장에 없어서는 안 될 A급 애들 둘을 불러 함께 사장실로 들어갔다.

“사장님, 면담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왜요?”

“오늘 듣기로는 작업공임이 반절로 깎인 다는데.. 그것이 사실인지 확인을 했으면 합니다.” “예, 그렇게 하기로 하였습니다.”

“누가 결정했고 이유가 무엇인가요?”

“예, 조합에서 결정을 했으며, 전기료의 상승과 원석 공급가격의 상승 때문에 그렇게 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럴 수가 있습니까?

원석 공급가격이 얼마나 올랐고 전기료의 단가가 배로 올랐다고 하더라도,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단가를 반으로 내린다는 것은 사장님은 한 푼도 손해를 보지 않고 월수입을 그대로 확보한 채 오른 전기료를 우리들이 전부 우리 돈으로 내라는 이야기 아닙니까?

이것은 너무 부당한 일입니다. 사장님 혼자의 결정입니까?”

“아닙니다. 조합에서 그러기로 하였습니다.”

“조합이라면 사장들의 모임을 말하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그러면 사장들이 힘을 합쳐 공원들에게 횡포를 부리며, 자기들의 욕심만을 찾자는 이야기입니다.

이곳은 투자는 사장들이 했지만, 일은 거의 전부를 공원들이 하는 것이고 그래서 사장들도 수익을 올리는 것인데, 일방적으로 사장들은 수입을 그대로 확보하고 공원들만 그 책임을 다 지라고 하면 이것은 너무나 일방적 횡포입니다.

우리도 공임을 깎으면 사장들도 수입을 줄여서 서로 조금씩 양보하여야 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일방적인 임금인하는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서로 조금씩 양보해야 합니다.“

“원청회사에서 원석의 가격도 올렸고, 물가가 모두 올라서 조합에서 그렇게 결정을 했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우리도 어쩔 수 없이 일을 하지 말아야 하려나 봅니다.

아이들과 상의를 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그때 나는 사장들은 저희들의 모임을 조합이라고 하면서 계처럼 사적 모임들을 가지고 그곳에서 공임단가를 담합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면서도 각자 필요하면 다른 회사에 있는 아이들도 빼가며, 그러면 찾아가서 폭력을 휘두르고 한다는 것을 알았다.

자기들끼리도 신사협정이랍시고 맺어놓고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는 지키지도 않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공원들에게는 더 더욱 노동조합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였다.

나는 지금도 노동조합이란 바로 이런 곳에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런 후 함께 간 직원들에게 사장에게 할 말이 있으면 이 기회에 하라고 했다.

“사장님, 우리도 회식을 두 달에 한번이라도 합시다.”

“사장님, 야근을 하지 맙시다.”

“사장님, 월급을 제날에 꼭 주십시오.”

이것이 건의사항이라면 ? ~~~

이들의 이야기가 자기가치를 찾기 위한 이런 기회에, 사장에게 할 수 있는 건의라면?

폭행이 예사로 자행되고, 일방적 임금삭감의 순간에 인권이나 자기 권리라는 것은?...

기가 막힌 수준이었다.

이래서 이들에게는 교육이 필요 한 것이다.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이들을 무시해서 하는 것이 아니고, 이들은 아직도 권리와 의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할 뿐 아니라 자기가치에 대한 인식이 전혀 되어있지 못한 수준이었다.

그러니 이들에게 사람으로서의 자기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먼저고 또 노조가 있어야 하겠구나 하고 실감하였다.

“생각을 해보고 다시 이야기 합시다.” 사장이 말했고..

“아직 결정이 되지를 않았으니, 결정이 될 때까지의 단가는 지금 그대로여야 합니다.

얼마나 걸릴까요?“

“일주일만 기다리십시오.”

그래서 사장과의 일차 면담을 끝냈었다.

이래서 나는 본의 아니게 누구로부터 추천을 받지도 않고, 우리 직원들의 대변자기 되었던 것이다.

아마 내가 계속 그대로 회사를 다니게 되었었다면, 나는 야학을 하고 노조를 만들어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감옥을 갔을 것이고...

지금쯤은 왕년의 노조지도자라 불리며 귀족이 되어있었을 런지도 모르고 최소한 시의원쯤 했을지도 모른다.

지나고 보니, 다들 그렇게들 하는 것을 보니ㅎㅎㅎ

아직도 이야기가 끝이 나질 않으니 ...

빵장사 이야기는 언제 써야 할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