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빵이라고 파세요! 4

그렇게 합숙하다시피, 용덕이 형의 지도를 받아가며 10여일의 수련기간을 거쳤다.

겨우 빵 반죽처럼 만들어지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그 반죽은 호퍼에 담아 짜서 빵틀에 부어가며 사용하기에는 너무 반죽이 되었다.

팬 케익 용 반죽이었다.

하지만 이 정도라도 고생하신 용덕이 형께 미안해서 “형님, 이제는 거의 나왔으니까 제가 배합량을 조절해가면서 만들어 보겠습니다.” “그동안 형님이나 형수님한테 고맙고 미안해서요.”

“제가 자신 있어지면 형님이 오셔서 검증해 봐주세요.”

“그래, 알았어.”

그리고는 내 형님하고 다시 조정하기 시작하였다.

그 반죽은 너무 되어서 조금 묽어야겠기에 물, 계란거품, 우유, 향 등을 조절해가며 반죽을 다시 만들어 나갔다.

이때 체득한 것이, 전체의 분량을 늘린다고 해서 모든 재료들이 똑같은 비율로 증기하여 첨가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경우에 따라 그 첨가 비율은 약간씩 달리하여야 한다.

아마 지금 음식을 만드는 조리방법도 같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우연히 부수적으로 카스테라 반죽을 만든 적도 있었다. ㅎㅎ

물론 빵의 주 재료는 밀가루이다.

나는 이때 밀가루의 성분도 다양하다는 것을 알았다.

강력분, 중력분, 박력분등.. 그리고 용도도 달랐다.

이래서 이 세 가지를 각각 따로 반죽해 보기도하고, 조금씩 서로 섞어 보기도하고..

베이킹 파우더를 양을 조절하여 첨가해서 하루 동안 재워보기도 하고,

계란을 거품을 만들기 위해서 걸러서 노른자만을 사용하는데. 계란의 개수도 늘렸다 줄였다 하며 거품채로 쳐서 거품을 많이 내기도 하고 적게 내기도 하고,

우유도 가루우유를 넣어보기도 하고 물 우유를 넣어보기도 하고, 그러면서 부드러움과 냄새도 조절하기도하고,

바닐라 향을 넣기도 하고, 레몬 향을 넣기도 하고...

이렇게 여러 가지 방법의 레시피를 조절하여 가면서 해 보아야하니, 이제는 하루 1kg의 밀가루로는 어림이 없었다.

보통 하루에 3Kg씩은 각각 용기에 담아 비율을 쪽지에 써서 붙여놓고 조정해 나갔다.

나는 지금도 계란 노른자를 거품채로 저어서 기가 막히게, 부드럽게 거품 내는 데는 자신이 있다.

정말 별스럽게 조정을 해가며 반죽을 만들어, 반죽이 걸쭉하게 되어 호퍼에 담아 빵틀에 부어도 가능할 정도의 훌륭한 점도로 반죽을 만들어 내었다.

계량컵과 저울에 일일이 계량을 하면서 눈금하나도 다르지 않게 조절해가며, 똑같은 반죽을 서너개 만들어 보고, 맛도 보고 비교해 보았다.

거의 분별할 수 없을 정도로 균일해서, 그 정도면 반죽은 된 것 같았다.

그래서 용덕이 형님을 모시고와서 검증을 받았다.

“그래, 기가 막히게 잘 되었다. 이제 제품을 뽑아도 되겠다.” 합격이었다.

칭찬과 함께... 힘이 났다.

그런데 또 문제가 있었다.

불, 즉 빵을 구어 낼 때의 빵틀에 가해지는 화력의 조절이었다.

화력이 너무 강하면, 당연히 겉은 타고 속은 익지를 않으며 서서히 부풀어야 할 반죽이 급히 숙성되므로, 겉은 새까맣게 타고 속은 밀가루 반죽 그때로 여서 자르면 그냥 줄~ 흘러내린다. 약한 불에 서서히 구우면 색도 기가 막히게 예쁘고 속도 숙성이 잘되지만, 식으면 빵이 푹 꺼지고 만드는 시간도 너무 소요되어 빵의 생산량이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적당히~~라는 수준이 중요하다.

화력과 시간과 뒤집어주는 시간 조절등...

겉의 색은 노리끼리한 초코릿색이고, 속살은 보드라운 노랑 병아리색. 이것이 나의 최종 목표 색 이었다.

이제는 반죽을 만들어서 화력을 조절해야하는 난관만 넘기면 제품 양산에 들어 상품화 할 수가 있을 텐데...

며칠을 씨름하며 조정해 나갔더니 이제 제대로 구워지기 시작하였다.ㅎㅎㅎ

이제는 손님이 적어 대기하는 시간에 화력을 조절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되었다.

그때의 성취감은!! “이제 되었어!”

이제야 우리 식구들도, 우리 집 개들도 풀빵만을 먹느라고 그동안 고역들을 치렀는데, 빵 같은 빵을 맛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래도 불안하여 생돈을 써가면서 계속 실험을 하였다.

“이것은 낭비가 아니고 투자니까..”하면서

이제는 빵의 소를 만들 차례였다.

소는 쉬웠다.

팥을 약간 무르게 삶아 식히면 된다.

하지만 나는 우체국 옆과 다른 방법으로.. 그냥 팥을 빨리 무르게 하기 위하여 소다를 첨가하지 않고, 볶은 땅콩가루를 팥과 섞어서 사용하였다.

이렇게 하면 원가는 상승하여도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을 것이니까..

씹히는 식감을 위해서 땅콩을 그냥 넣을까도 생각하였지만, 땅콩가루가 한결 부드럽고 고소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배합이 완료되고 불의 조절도 완벽하여, 가슴을 두근거리며 가게를 오픈하였다.

오픈 전날, 이브행사로 친구들이 돈을 모아 만들어온 네온 입간판을 걸고 점등행사를 하였다.

그때에야 행인들도 “아, 빵가게였구나!” 하면서,

“오방 빵이 뭐야?” 하시면서들 가셨다.

오방 빵ㅎㅎㅎ 사방보다 한방이 더 많은 오방...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며, “지금까지의 공부와는 이제 끝이구나1”하고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하여지고 허전하기도하고~~~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ㅎㅎㅎ

아무것도 만들어보지 못한 내가, 멋진 빵을 만들어 내어 상품화를 할 수 있다니~~

용덕이 형님과 우리 형님이 함께 가르치며 도와주셔서 결국은 해냈다.

이곳에서 지난 일이지만 깊은 감사를 드린다.

형님들 고맙습니다.

이제 고객들과의 수난이 또 기다리고 있었다.

흔히 말하는 “남의 돈을 먹기가 그리 쉬운 줄 아나?”

“주인아저씨는 아무나 하나?”ㅎㅎ

세상과 나를 비워야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