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이 공보다 더 멀리 날던 시절 5

나는 내심으로는 십 프로를 생각하고 있었다.

오십 프로를 주장하는 사장들과 협상을 안 할 수는 없고, 십 프로를 가지고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원석 가격의 인상률을 정직하게 이야기하는 사장을 신뢰할 수 있을 것 같아, 그 만큼으로 협상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던 것이다.

사장도 하청이었으므로 원청회사의 횡포가 있을 것은 빤한 일 일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직원들이 인정해 줄 런지였다.

수입이 많으면 많은 데로, 적으면 적은 데로 공임의 삭감은 서로에게 많은 영향이 있을 것이고 그냥 놓아두어도 누구하나 말도 못하고 일들을 하겠지만, 내가 나선 것이 오지랖이 넓었나 생각도 해 보았으나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제 직원들을 설득하여야 할 건데.. 그 보상으로 다른 곳에서 보전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회식. 야근, 월급날~~

우선 애들이 요구하였던 단순한 것부터 해결을 하고, 공임협상은 그 결과를 보고 하여야겠다고 생각하였다.

이것은 단순한 요구인 것들 같지만 애들에게는 중요한 자존심이 걸린 일들이다.

회식은 특히 외부에 나가서하는 회식은, 직원들이 별나게 사람대접 받는 듯이 느끼고 있는 일 이었다.

당시에 삼겹살이 유행이어서, 외부에 나가 불판에 고기를 올려놓고 소주 한잔씩하며 떠드는 것을 대단한 고급이며 멋인 줄 알고들 있었다.

그래서 다른 공장에서 그랬다는 소식이라도 한번쯤 듣게 되면 우리만 대접도 못 받고 소외되는 느낌들을 갖고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두 달에 한번쯤 사장이 작업장에서 음식을 내기는 하였다.

돼지고기를 삶아 와서 작업테이블에 신문지를 펼쳐놓고 먹기도 하였지만. 직원들은 폼 나고 신나게 외부 식당에서 삼겹살을 구워먹자는 것이다.

“그럼 회식을 어떻게? 애들 이야기는 밖에 나가 고기 굽자는 얘기인데요.”

“두 달에 한번은 많으니 석 달에 한번씩 으로 하고, 지금처럼 공장 내에서 하는 것은 없애기 로 하지요.”

“그렇게 하십시다.”

“그리고 야근문제는. 저도 불만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각자의 의사도 물어보지 않고, 퇴근시간이 다 되어서 셔터를 내려놓고 무조건 식사를 주문 받아서 셔터 밑으로 밀어 넣고 야근을 시키는 것은. 우리가 죄수들도 아니고 무슨 탈출이라도 막듯이 셔터 밑으로 음식을 밀어 넣어 먹이고 일을 시키는 것은 기분이 나쁘죠.”

“야근을 시키려면 아침에 통보를 하여 희망자에 한하여 하셔야합니다!”

“납품할 물건들이 낮에 채워지지 않아서, 저녁에야 부득이하게 그렇습니다.”

“물론 사장님 입장에서야 그렇지만, 우리들 입장에서는 무슨 죄수들처럼 가두어지는 기분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야간에 하는 작업에 대해서는 단가를 올려주셔야 할겁니다.”

사장님의 편리에 의하여 시도 때도 없이 야근을 시키면서, 단가가 똑 같으면 누가 야근하는 것을 좋아 하겠습니까?”

“그 대신 야근 작업량에 대해서는 공임을 조금 더 쳐주면 불만들이 적어질 것입니다.”

“그러면 야근을 하려고 낮에 작업량을 빼지 않을 건데요?”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면 애들에게 계획만을 이야기하고, 조금 더 두고 대책을 마련하여 시행을 하시면 어떨까요?”

“만일 다른 공장에서 알게 되면 일 잘하는 애들이 우리 쪽으로 오려고 할 텐데, 그러면 우리 회사는 커져서 발주물량도 늘겠지만 다른 사장들하고 문제가 생길 여지는 있을 겁니다.

그건 사장님이 잘 대처하셔야 하겠지요.”

“그리고 월급날을 어기지 말자는 것에 대해서는?”

“그것은 내가 돈이 모자랄 때가 있어서 그러기도 하고 회사에서 클레임을 걸어 가끔 늦게 주는 이유도 있지만, 제가 일부러 늦게 주기도 합니다.”

“왜요?”

“몇 달 근무해 보셨으니까 아시겠지만, 봉급을 주면 거의 일주일 정도는 결근율이 높고 일 들을 안 합니다.”

“애들이 돈을 가지고 쓰는 재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늦게 선적하면 자기들이 클레임을 문다고 난리이고, 그것을 우리 하청에게 늦은 날자와 그 수량 비율대로 전부 떠넘깁니다.

그래서 바쁜 물량이 있을 때는, 일부러 일이 끝나고 줄려고 봉급을 늦게 줍니다.“

“그럴 수도 있겠지만 살림하는 사람들은 계획들이 있고 대부분이 성실한데 그 사람들까지 피해가 있으니,

그러면 회사에서 물건을 받아오시면 직원들에게 언제까지 들어가는 물건이라고 미리 공지하고 야근을 할 사람들을 지원받아 공임을 조금 더 주더라도 물량을 확보하면, 회사에서도 물건수주를 더 받으실 수 있을 것이고 클레임 무는 돈으로 직원들 야근 공임을 주면 애들도 좋고 사장님도 좋고 서로 좋은 것 같은데.“

“좋은 생각이지만, 저 혼자만 하면 다른 사장들한테 무리가 갈 텐데?”

“그러면 그중에 친한 사람들하고 넌지시 상의해보세요.”

“그러면 일주일을 더 주셔야 될 텐데요.”

“좋은 결과가 나올 수만 있다면, 일주일 더 기다리자고 애들에게 설득할게요.”

이렇게 그날의 이야기는 끝났다.

내가 느낀 것은 사장들도 특히 하청사장들은 엄청나게 고생들을 한다는 이해가 생겼다.

이래서 서로가 솔직한 이야기를 하여 신뢰할 수 있어야하며, 그래서 더더욱 노조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