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장애인의 날과 가정의 달에 붙여>

우리, 함께

언어는 사고의 표현이다.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며, 행할 것인가를 표현하는 것이 언어이다.

이 언어의 재 생산력으로의 발현과정은, 요즘의 과학적 표현을 빌면 ln put, out put, feed back이다.

즉 들어가면, 나오고, 그것이 다시 돌아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다.

단어가 우리의 뇌 속에 어떤 형상화된 개념으로 각인되면, 그 개념은 의미가 부여되어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해지며 그 의미는 다시 순환하여 정화, 고착될 수 있는 것이다.

서양과 우리의 표현에서, “나”라는 말과 “우리”라는 말은 개인적사고와 집단적사고의 표현을 나타낸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일상에 사용하는 단어들은 사람들의 생각조차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집단농경생활을 주로하고 채식이 기본이었던 우리와, 수렵과 개인생활을 기본으로 육식을 하던 서양과는 사고의 발상이 다르기 때문에 일인칭 지칭어도 “우리”와 “나”로 많이 구별한다.

그런데 “우리”라는 멋진 생각을 바탕으로 살던 우리가, 이제는 “나”라는 일인칭으로 바뀌고 오히려 “나”라며 개인주의적 이라고 비아냥을 받던 서양인들이 오히려 “우리”라는 인식을 더욱 많이 갖게 된 것은 왜일까?

그것은 “정”을 바탕으로 하던 우리민족의 고유의 인성이, 어설픈 도시화, 선진화와 이에 따른 인성의 자본주의적 비인간화가 되어가기 때문이다.

우리가 물질만능에만 찌들어서 인본과 평등과 공공의 책임을 하나의 허울의 구호에 불과한 것으로 여기는 자본주의를 “천민자본주의”라 하듯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별하여 마치 “다름”을 “구별함”인 것처럼 여기는 인격들은 “천한 평등주위”라 할 수 있다.

“우리”라고 말하며 함께 공부하던 학교도, 교육의 수월성을 핑계 대는 어설픈 교육자들에 의하여 통합교육이 분리교육으로 나뉘면서 인권교육은 깨지기 시작하게 된 것이다.

4월은 “장애인의 날”이 있는 달이다.

오월은 가정의 달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교육을 분리하여야 할 것인가, 통합하여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 생각해보자.

나는 장애인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비장애인인 친구들이 장애인 친구들보다 훨씬 많다.

나는 통합교육 세대이다.

그때는 전후세대여서 열악한 위생환경에 의한 전염병인 소아마비 지체 장애인들이 많았다.

그래도 우리는 한 교실에서 공부하며 놀았었고,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축구놀이도 했었고 야구도 했었다.

물론 잘해서 참여시켜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만큼 배려하고, 어린 친구들도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놀았다.

물론 그 당시에도 무식하고 덜떨어진 애들도 있어서 장애인이 나를 괴롭히기도 하고 놀리기도 하여 나에게 상처를 주는 놈들도 있었다.

그러나 수업이 끝나면, 대부분인 친한 친구들은 장애인 친구의 가방을 들어주고, 친구 집에 가서 놀다 가기도 하는 것은 예사였다.

이렇게 자라 지금도 아무런 불편 없이 만나고 반갑고 떠들면서 논다.

이것이 “우리”이며 “함께”인 것이다.

왜? 그때 우리는 모르고 덜 진화되어서 그랬을까?

물론 지금은 시대가 변하고, 그 변화논리에 따라 생각도 변화하여야 한다고 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 변화에 따른 적응논리라는 것이, 인간에 대한 사랑과 존엄의 가치보다 더 앞서는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가 “세월호의 아이”들을 애도하며, 데모하고 죽은 혼들의 영혼을 기리는 촛불을 든 이유는 무엇일까?

그 만큼 삶의 가치가 중요하고 거짓정치로 국민의 목숨을 하찮게 여긴 나쁜 정치인들에 대한 응징일 뿐이지, 다른 정치인들의 선동과 하수로 조정되어 그런 것은 아니지 않았는가?

우리가 흔히들 주장하는 세상의 진보란 과연 무엇을 말하는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면에서 먹고 마시고 떠들고 춤추고 하는 것을 진보라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진보주의자라하면 마치 현대의 첨단을 걷는 영리하고 멋진 사고의 소유자들인 척하고, 보수주의자라하면 도덕과 옛것만을 고집하는 멍청한 수구 꼴통들로만 생각하는 사람들과,

자칭 진보주의자들은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개성의 강조와 인간가치의 존중을 표방하며 각자의 자유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그 개성의 존중과 가치의 인정과 자유라는 것이 오로지 자기들만의 것을 말한다면, 그것은 최악의 이기주의자들임에 틀림이 없다.

그렇다면 소위 진보주의자라 말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더 멍청하고 자기들밖에 모르는 극단의 이기주의자들 인 것 외에는 무엇이 다르다는 말인가?

그런데 진보주의 교육을 말하는 교육계에서는 오히려 인간통합을 “다르다”는 이유로 분리하여,

“다름과 틀림”조차도 구분하지 못하는, 진보 교육을 부르짖는 교육자들은 인식의 전환이 없는 한 그들은 진보가 아닌 겉멋만 든 진보인 척 하는 것이다.

진보가 인간의 비인간화를 일컫는 말은 아닐 것인데....

이렇게 함께 어울리어 살 줄 아는 순수하고 깨끗한 아이들을, 어른들이 자기들의 욕심으로 교육의 수월성이라는 핑계로 갈라놓고 모든 것을 결과에 의한 평가로 세상을 재단하였으니....

이것은 교육이라는 이름의 비 교육인 것이다.

진보라 떠드는 사람들조차도, 분리교육의 대명사인 장애인학교를 자기 마을에 건축하는 것조차도 거부하는 많은 비장애인 부모들의 저항을 생각해보라.

교육은 백년 지 대계이다.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

앞으로 백년 후의 인간들을 위해서는!

비인간적인 “나누기 교육”이 아닌, 인권과 인간본위의 “더불어 교육”이 되어야한다.

장애를 가졌다고 모든 것이 부족한 것이 아니다.

장애가 없다고 모든 것이 다 갖추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날로 발달하는 기계문명 속에서, 어느 날 갑자기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누구나 장애인이 되어 팔다리를 잃고, 기억을 잃고, 히죽거리며 거리를 방황하지 않으리라고 모두가 자신하는가?

정치인, 경제인, 교육인 들은 자기들은 절대로 그러지 않으리라 확신하는가?

정말 장애가 없는 사람이 있을까?

라마르크의 “용불용설“이라는 진화설을 알 것이다.

인간의 진화는 환경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모든 기관은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발달하기 마련인 것이다.

세상의 삶도 더불어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발달하며 진보하고 함께할 수 있는 것이다.

진보교육의 가장 기본 덕목은 인간의 가치와 사랑의 세상을 근본으로 하는 인본이 아닌가?

인간교육, 인성교육을 주장하며, 진보교육의 첨단투사들 인양하는 전교조는 왜 통합교육을 적극 말하지 않나?

진보적이란 이런 것을 말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함께” 만큼이나 진보적 사고가 더 있을까?

교육은 도덕교육, 인본주의의 교육개혁이 가장 진보 교육인 것이다.

인간으로의 가치, 인간들의 공공에 대한 책임, 자기 가치와 더불어 남의 가치도 존중할 줄 아는 열린 마음...

이런 것들을 교육하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 전교조 아닌가?

더 나아가 교육의 본연이 아닌가?

그냥 노동자로만 머물러서 자기조직의 이익만을 구할 것인가?

그것이 교육을 책임진다고 떠드는 교원단체들의 하는 일인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져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밑그림을 그려내야 한다.

큰 그림을 그리면 작은 그림은 머리를 맞대면 된다.

바로 이것이 “우리”이며 “함께”이다.

정부당국에서도 큰 그림을, 정권의 차원에서 꾀죄죄하게 아전인수로 그리지 말고 정권을 떠난 국가를 위한 담론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