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아침

참, 햇살이 곱다.

간밤에 꽁꽁 쳐 매어둔 창 너머로

구월 첫날 아침이 이렇게도 곱다.

일어나다.

내리 쏟으며 그리도 덥던 사나운 여름을 응징이라고 할 듯이

퍼붓던 빗살이 개고 아침이 이렇게도 밝고 맑다.

아니면 내게만 이 빛이 더 밝은지도 몰라!

때의 변함만을 알려주는 신호는 아닌 것 인가?

그리 추적거리고 꿉꿉하게 달라붙은 땀 찌꺼기는

나가 가을 햇볕에 보송하게 말려야 할 것 같다.

세월은 흐르게 마련이고,

영원히 뜨지 않고 비만 내릴 것 같던 해가

자기의 모습을 다시 드러낸다.

이럴 것 같았으면 애초에 지 모습이었으면

많은 더위 속에 갈등과 번민의

잠도 잘 수 없는 깊은 밤들을 깨어있지 않았을 텐데~~

번개와 천둥 속에, 깊은 심연에 까무라치게 하더니

이리 갑자기 한날 저녁에 바꿔 버린다.

이렇게 바뀔 수 있을까?

우레 속에 더위는 그저 사라졌을까?

함께 번개처럼 순식간을 흐른 것들을 그 속에 버려버려야 한다.

벼락 치듯이 그 속에 묻어버려야 한다.

그 속에 있을까? 지금의 내가?

아니면 그 때의 내가?

이제 언제 어느, 햇살 좋은 아침을 맞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