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이 공보다 더 멀리 날던 시절 6

그렇게 대강 사장하고 합의를 보기는 했지만, 자기 혼자 독단적으로 결정 할 수 없는 일들은 다른 하청 사장들하고 이야기를 하여야 사장도 이 바닥에서 밥을 먹고 살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회식이라든지 야근이라든지 또는 월급날을 정확히 지키는 일들은 자기의 의사만 있으면 결정할 수 있는 사항들이었지만,

야근의 문제 즉 야간작업 물량에 대한 공임의 계산방법이라든지 또는 사장의 우려처럼 야간작업을 위해서 주간작업의 태만, 정확한날에 월급을 주고난 후의 일주일여의 결근율의 증가문제....

이런 것은 절대적으로 사장 혼자의 문제가 아닌 우리 근로자들의 양식의 문제인데, 이것을 애들이 어떻게 꼭 지켜준다고 내가 보장하여 사장과 공임단가의 문제 등 다음 일들을 협상할 수 있을 것인가?

나도 그들을 확신할 수가 없었다.

이 애들의 의식의 문제이고, 공단 전체의 분위기가 그러니...상당한 곤마였다.

기업경영은 노사가 서로 바퀴가 맞아야 굴리며 기업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나는 일선에 뛰어들기 전에는, 노동현장에서는 늘 착취만이 상존하고 있다고 생각하였고, 듣고 보는 것이 전부 경영자들의 우월성에서 나오는 인권적 경제적 착취뿐이었고, 그래서 그들을 규탄하였었다.

물론 악질적인 기업에서는 더구나 노동집약적 기업에서는, 노동자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지 인간으로의 인권이나 가치가 무시되고 있다는 것만을 알았고..,

경영자들은 국가의 매판자본에 의하여 성장하고, 근로자들의 피땀으로 지들은 정권에 결탁하고 뇌물을 상납하며 심지어는 사람까지 헌납하며 성장을 꾀하고 있는, 아주 저질 악질의 기업들만이 상존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정과 부정, 선과 악은 늘 구분되어 있었고 나는 항상 선과 정의 편에 서 있었다.

그러나 현장은 먹이연쇄사슬이었고 그 맨 밑바닥에 먹이로 쓰이고 있는 근로자들이 있었지만, 그것보다는 더 상위의 포식자로의 동료 근로자들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면 이들의 아부, 아첨하고 사는 사고와 이기적으로 하층의 근로자들을 도구로 사용하는, 오히려 중간의 근로자들이 더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인식을 하게 된 것이다.

사용자는 오히려 이들을 부추기고 조정하여 자기들의 이익을 구하지만, 조그마한 콩고물이라도 주어가면서 어용조합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뒷전에서의 야합들을 한다는 것을 알았다.

가장 큰 문제는 인간이고 그 끈은 돈이었다.

사용자나 근로자가 인간과 양식과 의식을 잃으면, 이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영원히 변하지 않을 딜레마라는 생각이었다.

어떤 명칭을 사용하고 겉으로 아주 멋진 레토릭을 동원하더라도, 나는 현재도 그럴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귀족노조라는 이름을 얻으며, 근로자의 상위 근로자로서 사용자도 아닌 것을 강조하며 더 불쌍한 바닥의 근로자들에게 명분으로 군림하는,,,,

서로가 자기들의 입장에서만 자기들의 이익만을 위해서, 자기편의 세를 불려서 그 힘으로 어떤 보이지 않는 뒷전의 누군가에 조정되어지며...

그래서 나는 가장 중요한 것이 올바른 의식과 정과 부정을 구별하여 역지사지의 이타적 양식으로 사고할 줄 아는 양심과 도덕이 있어야 하고,

그것은 교육이, 특히 도덕교육이 제대로 서야하며 교육은 절대적으로 정권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아무리 정권이 바뀌어서 그 정권이 점령군의 지위에 서더러도 나라와 백성이 주인이 되기를 바란다면, 바른 교육의 발상은 시세를 핑계로 바뀌지 말고 인본의 도덕이어야 한다고 굳게 생각 한다.

양심과 도덕이라면, 무슨 낡은 박물관의 먼지 낀 유물처럼 치부하며...

갓 쓰고 상투 튼 영감들의 시조 가락인양 폄하하며, 발전의 걸림돌이 마치 도덕인양 진보와 보수라 갈라놓으려 애쓰는 학자인양, 양심인양 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변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정권에 아부하고 장관이 바뀌면 교육의 바탕이념을 바꾸는 그런 짓거리 말고,

인간이 주인인 것은 만고진리의 교육 덕목인 도덕이라고 교육을 하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노사의 문제도 돈을 매개로하여 정권을 등에 업고 부귀영화를 누리려는 인권적 도덕의 부재에서 오는 가치전도의 증거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야학을 하려고 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소위 이념교육이라는, 정권을 가진 기득권자들의 논리로 마치ㅡ 이념이 다른 파괴분자, 분열주의자 인 것으로 취급을 당하는 것이다.

지들 이외의 다른 인간을, 참 인간을 생각게 하고 지향하는 것을 막고, 정권연장을 위하여 우민화시키려 하는 것이다.

이것이 나의 인간교육과 노동현장의 시각의 지론이었다.

그러니 진실 된 것이 위험하다는 것도 알았고.. 그러면 내가 안 보고 떠나는 것이 최선인가도 생각해 보았다.

닥칠 때 닥치더라도 해 보기로 하고 장소를 찾았다.

우선 한 일주일은 사장들과는 협상을 하지 않아도 될 시간이 있었으니까!

그러면서 애들에게는 우리 사장하고의 이야기를 풀어서 설명해주었다.

바로 반발이 생기는 것이다.

“회식은 다른 공장은 월급날마다 한다. 우리도 그렇게 해야지 덜 쪽 팔린다.”

“그럼, 야간작업은 공임을 두 배로 하자고 해라. 야근하는 날은 점심 먹고, 한 시간씩을 낮잠시간으로 달라.”

“아무리 그래도 월급날은 꼭꼭 지키고, 월급날이후 일주일은 결근하면 그 다음 봉급에서 벌금을 물리자.”

그야말로 백가쟁명이다.

이러면 협상은 결렬이 빤한 것이 아닌가.

보장책이 없으니 사장도 양보 할 리가 없을 것이다.

오지랖 넓게 괜히 뛰어들었나 보다 생각이 들었다.

괜히 뚜쟁이가 되겠다 싶은 생각도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