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

숙명이 있을까? ㅎㅎ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것은 뭐지?

숙명이란 사전적의미로 보면 날 때부터 타고난 어쩔 수 없는 운명이란다.

그럼 운명이란? 거스를 수 없는 자기의 팔자인가?

난 오늘 또 학생이 되었다.

대학의 입학허가를 받았다.

배움이란 끝이 없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남들은 하던 교수도 그만 둘 나이에 공부에 끌려서 다시 대학에 편입하였다. 그리고 승낙을 받았다.

이건 뭐지?

다른 이들이 생각할 때 이것을 뭐라 생각할까?

물론 나는 그것에 개의치 않지만, 그래도 한편 생각해 보면 좀 그렇기도 하다.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이 나이의 반절 너머를 학생으로 살았다.

초, 중, 고는 거의 의무교육이지만, 늦게 들어간 대학에 앙갚음이라도 하는 양 대학을 두 개 졸업하고, 한 개는 다니다 말았고, 이제 또 한 개를 두드리고 있다.

그러면서 가르치기를 20년 넘게...

그것도 남들이 대우를 해주지도 않는 곳에서 배우고 또 가르치고..

그러면서 인생을 보냈다.

그렇게 보면 지금까지의 60넘어 인생을 거의를 공부로 보낸 것 같다.

지금 하고 있는 서예도 재주가 불민하여 앞이 보이질 않고, 어줍잖은 글쓰기도 내가 싫어서 나를 또 요즘말로 업그레이드를 시키려고 한다.

“식자우환”이라고 우리 어머니 말씀에 “아는 것이 많으면, 먹고 싶은 것도 많아진단다.” 하시던 말씀이...

그렇다고 내가 아는 것이 많아 먹고 싶은 것을 찾는 것은 아니고, 모르는 것이 많아 더 알고 싶은 것이다.

남들에게 욕을 먹을 말이지만, 나는 죽을 때까지 공부만 하라면 할 수 있겠다.

이것만큼 쉽고 재미있고 가치 있는 것이 뭘까.

그래서 난 며칠 전 방송통신대 국문과에 편입하기로 하고 응시를 하여, 합격을 하고 편입학을 허락 받아서 오늘 입학수속을 하였다.

그 동안 글을 써오며 한 번도 문학수업이라는 것을 받아본 적이 없이, 오로지 감수성과 어릴 적 보아오고 느끼던 낭만을 바탕으로 어린아이 일기 쓰던 글짓기가 바탕이 되어 작가도 되고 시인도 되었다.

물론 작가나 시인은 학벌이나 지식의 간판을 요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요식적인 바탕을 필요로 하여 그것을 무기삼아 쓴다면, 그것은 글이 아닌 억지이며 자기만족에 불과할 것이다.

이것이 나의 문학론이다.

왜 시를 쓰는데, 수필을 쓰는데...

어느 학교를 나왔고 얼마까지 배웠고 하는 것이 중요하나?

그것은 아니다.

문학은 팔 할 이상은 소질이라고 생각한다.

배워서 글을 쓴다고 문학 강좌를 하고, 받는 것을 나는 허위라고 생각한다.

물론 생각하는 것도 순서와 방법이 있다.

그래서 그것을 배워야한다.

하지만 그것은 테크닉과 수사법을 배우고 나열하여 쓰는 방법인 기능을 배우는 것이지, 감성은 배워서 길러지는 것이 아니다.

“써야한다, 써야한다!”고 날밤을 샌다고 글이 써지는 것은 아니다.

어릴 때부터 보고 느꼈던 것을 일기에 적어서 연애편지 쓰듯 하던 것이 글의 바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문학은 교과서로 배워서 되는 것이 아니고, 교과서는 그것을 그냥 정리하여 둔 것뿐이다.

하지만 나는 내가 쓰는 글에 진심을 담아 쓰고 감정을 여과 없이 나타내려고 하지만, 모자람이 아쉬워서 또 한 번 공부를 해보기로 했다.

물론 그렇다고 그것이 나의 글은 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지금껏 대학교 교양학부 시절에 문학개론 한번 받은 것이 나의 문학수업 전부였음을 고백한다.

따라서 내 글이 내가 스스로 만족하지도 못하는 형편없는 것도 자인하지만~~정직한 것은 또한 시인 한다.

그래서 나는 구색을 갖추고 나를 되돌아보면서, 정리를 해야 할 계기로 삼기위하여 학문으로의 글쓰기를 공부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문과 2학년으로 편입을 하였다.

솔직히 말 하건데 나는 졸업장과 학위가 욕심은 없다.

그저 편하게 공부 한번 해보기로 하는 것이다.

그러니 공부하는 것이 이보다 더 재미가 있겠는가?

“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아(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

이제 그 맛을 알 것 같다.

그렇다 공부하는 것만큼 더 재미있는 것이 있으랴?

외우는 것은 이제 자신 없다.

외워서 시험 보는 것은 더더구나 지신이 없다.

그러나 공부는 이제 시작하는 것이다.

글을 쓰기위해서 공부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내가 갑자기 깨닫게 되는 하나의 단계라도 주어진다면 고마운 일이지만, 나는 목적하여 공부를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여태껏 살면서 공부를 그렇게 하였다.

법학도 역시~~ 그래서 나는 법철학이 재미있었고 교수가 되고 싶었었다,

밥만 먹고 살면서, 먹고 사는 것만 걱정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공부라고 생각해 오고 살았다.

또 다시 그 병이 늘그막에 도진다.ㅎㅎㅎ

그러니 이것은 숙명인가, 아니면 죽음에 이르는 어쩌지 못하는 병인가?

참, 재미있는 것이 공부다.

점수나 그런 것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스럽게 하는 공부 말이다.

그래서 다시 학교에 다니기로 하였다.

내 얼마 남지 않은 일생에 또 하나의 기록이 보태진다. 미친놈 이라고~~~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