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빵이라고 파세요! 7

그날은 늦게까지 네온간판 불을 끄지 않고 놔두었다.

우리 가게를 홍보도하고, 통행인들이 얼마나 많은지 계산해보기 위해서였다.

저녁에는 막내와 함께 개업기념 식사를 가게에서 배달시켜 먹으며, 오늘 느낀 점을 이야기하였다.

“또 다른 문제 꺼리가 있는데...”

“뭔데?”

“아직은 이른 걱정인지 몰라도, 빵 반죽의 수급이 문제가 될 것 같아.

오늘은 첫날이라 반죽을 조금했지만, 그날그날의 손님들의 수에 맞추어서 미리 반죽 양을 예상한다는 것이 힘들고...

빵을 만들다가 반죽이 모자라게 된다거나 또는 너무 많이 남게 되면, 그것을 어떻게 보관하여야 할지가 문제야.

만약 남는 반죽이 신선하게 보관이 된다면 다행이지만, 이것은 된 반죽이 아니고 묽은 반죽이기 때문에 보관이 어쩔는지 모르겠다.”

“형, 저번에 연습할 때는 반죽이 되기는 했지만, 하루 정도의 냉장보관은 문제가 없었잖아.”

“그랬지, 그런데 이번 반죽은 묽기 때문에...

집에 가면 오늘 남은 반죽을 여러 개로 나누어 각기 다른 방법으로 보관을 해봐.

그러고 나서 내일 하루 종일 결과를 좀 보게.

그리고 내일 쓸 수 있는 반죽은 혹시 모르니까 내일 아침에 해 두자.

내일 아침에 일찍 올라갈게.

형님한테 재료들 좀 계량해 두시라고 해 ....”

내일은 대학생 애들도 호기심에, 많이는 오지 않더라도 더러 오기는 할 텐데...

한 통이면 되려나?”

그랬다.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 정확하게 계산이 되어 질 수 없기 때문에, 반죽의 양을 미리 조정한다는 것은 난감한 문제였다.

아직 한통의 반죽으로 몇 개정도의 빵이 나올지도 모르고...

무게를 계산하면 대충은 잡히겠지만, 아직은 그저 해보며 며칠 있으면 대략 감이 잡히겠지...아직도 문제꺼리가 남아 있었던 것이다.

반죽의 잔여 량과, 하루 남은 시간을 비교해가며 그날의 반죽은 그날 바로 소비를 해야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려면 가게에 냉장고가 한 개 필요하겠구나 생각하였다.

냉장고를 준비하면, 여기서 먹는 사람들을 위해서 음료수도 준비를 하여야겠고,

그러면 컵이나 쟁반 등.. 또 준비할 것들이 있다는 생각을 미처 못 했던 것이다.

집에 와 계시던 형님께 전화를 드려, 형수와 함께 오셔서 상의를 드렸다.

“우선 집에 있는 것 가지고 써 보고 천천히 준비하면 안 될까?

우선 부엌에 작은 찬장을 준비하고, 반죽은 양을 보아 더 필요하면 형하고 내가 집에서 우선 조달하면?”

막상 오픈을 하니 그것에 따른 다른 문제들이 많았던 것이다.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이 흔히들 말하기를,

“에이, 더러워서 못해먹겠네!

때려치우고 풀빵장사라도 하더라도 월급쟁이 안 해야지.....”라며 푸념들을 했다.

지금이야 취직하기가 더 어렵지만...

그러나 잠깐 동안의 나의 경험으로는 절대로 풀빵장사도 쉬운 일이 아니며, 혼자서 장사를 하는 일도 결코 수월하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은 혼자서 자립한다는 의지가 또 회의적인 것이 되어가기 시작하였다.

“그래, 버티고 해 보자. 하지만 이렇게 되면 가족들에게 또 미안해지는데.....

과연 나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도 없을까?”

미안 했지만... 설 수 있을 때에 가서 다른 방도를 찾더라도, 우선 최선을 해보자고 생각할 수밖에는 없었다.

이렇게 첫날을 마치고 희망과 두려움의 날이 되었다.

빵틀에 불을 펴서 달구고 몇 개의 선전용 빵을 적당히 태우기 시작하였다.

“형, 잘하고 있어. 일찍 올~ 께!”

학교에 가며 막내가 가게에 들렀다.

아무래도 걱정이 되는가 보다.

그렇기도 할 것이다. 점심시간이 문제일 것이다.

오전에 빵가게는 별로 손님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출근하며, 등교하는 사람들만이 분주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알려야 한다.

지금 굽는 이 빵들은 우리 집 강아지들의 간식거리이지만, 그래도 노릇하게 예쁘게 구웠다.

그리고 빵틀의 불은 줄이고, 음료수를 주문하여 어제 집에서 가져다 놓은 작은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작은 찬장에 접시와 컵들을 넣어 형님과 형수가 가져다 부엌에 두셨다.

이제 막내가 점심시간 전에 오기만 하면 만사형통일 것이다.

정말 거짓말처럼 오전에는 손님이 한명도 없었다.

“드르륵” 문이 열리며 서,너명의 여학생들이 들어왔다.

아직 여름도 아닌데 등골에 식은땀이 흘렀고, 콧등에 땀이 맺힌다.

“어서 오세요.”

하면서 친구들이 개업기념이라며, “축! 성공!” 이라고 써서 걸어준 벽시계를 보았다.

11시 조금 지났는데....

“아저씨, 지나다니면서 안에서 빵 굽는 연습하시는 것 보았는데...

이제 개업하시는 거예요?”

“예, 어제 오후부터 열었습니다.”

“맛있어요? 저희들이 먹어보고 맛있으면 친구들 데려올게요!”

“고맙습니다. 앉으세요.”

“아니에요. 뒤에서 굽는 것 구경도 하고 재미있어요. 그냥 하세요!”

차라리 앉아 있은 것이 덜 신경이 쓰일 텐데...

뒤에 서서 구경을 하겠다니, 등에 식은땀이 더 흐른다.

굴러가는 말똥도보고 웃고, 바람에 날리는 낙엽을 보고 운다는 나이인데..

조금이라도 흠이 잡히면 더 큰일 나겠다! 생각하면서 빵을 굽자니 더 덤벙거려진다.

“아저씨 점심시간에 더러 올 것 같은데, 미리 구워 놓으면 안돼요?”

“아직은 겨울이 아니니까 괜찮기는 한데... 그래도 바로 구운 것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서.”

“한 줄에 7개인데 한판 전부 구우시려면 얼마나 걸려요?”

“아무리 불 조절을 잘해도 10분쯤은 기다리셔야 충분합니다.”

“그럼 점심시간에는 바쁘시겠네요?”

“그럴 것 같아요. 일부는 구워놓고 바로 구워주시라고 하시는 분께는, 조금 기다리시라고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점심시간이 몇 시 부터예요?”

“12시부터 1시 반까지예요. 미리 나오는 애들도 있고 늦게 들어가는 애들도 있기는 하지만..”

“그런데 일찍 나오셨네요?”

“아침을 안 먹고 와서 미리 나왔어요. ㅎㅎㅎ 재미없는 수업이거든요.”

“교수님이 뭐라고 안하세요?”

“여학생들은 적당히 나오는 방법이 있어요. ^^^”

“네, 그래요?”

드륵~~ 문이 열린다. 구세주가 왔다.